조수민은 디지털아트를 전공했고, 현재는 타이포그라피를 포함한 시각 분야 전반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디지털 아트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경험과 시도를 해보았었다.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Jonpasang에서 프로젝트 인턴으로 근무했으며 김윤철 작가 스튜디오 Locus Solus에서 어시스턴트로 2년 동안 간헐적으로 일했다. 아트센터 나비 단체전 Creative Code (2019), 과학창의재단 메이커 문화 확산 사업(2018) 등에 참여했다. 이 밖의 활동으로 패션 브랜드 Gentle Monster 매장의 키네틱 오브제 구동부를 설계 제작하는 등의 일을 하였다.

변덕스럽고 불완전한 존재이며 무신론자이다. 의미심장하고 미심쩍은 사물들을 좋아하며, 거기에 귀여운 구석까지 갖췄다면 더 없이 좋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 포착한 어느 한순간이 느닷없이 새롭게 느껴질 때 잠시동안 살아 있다고 느낀다. 비장한 결심보단 나이브한 동기에 의해 움직일 때가 많다. “별거 아닌데”라고 운을 떼는 친구들의 별거 아닌 이야기들을 듣고 싶어 한다. 호주와 남아공 자생식물의 종자를 수집하는 취미가 있다.

#1 을지로와 충무로. 그리고 화장실. 조수민은 을지로에서 오랜시간을 보내 친구들 사이에서 한때 조을지라고 불렸다. 충무로에서 10년간 회사생활을 한 박충무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와 단짝을 이루며 중구와 동대문 일대를 쏘다녔다. 함께 충무아트센터에서 스피닝을 하며, 신도시에서 시원한 생맥주를 마시며, 청계천을 걸으며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던 밤들이 많았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구역에서 얻은 것들을 공유하기도 했다. 1. 박충무는 충무로 근처 깔끔한 회식장소를 조을지에게 , 조을지는 을지로 근처 깔끔한 혼밥 식당을 박충무에게 알려주었으나 서로에게 무용한 정보였다. 조을지(무직)에게 단체회식이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이벤트였고 언제나 회사 사람들과 점심을 함께하는 박충무는 혼자 밥 먹을 일이 없었다. 2.박충무가 공유한 것 중 가장 조을지에게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은, 박충무가 근무하는 사무실의 화장실이였다. 조을지는 한때 충무로에 작업실이 있었으며 그곳의 화장그곳의 화장실은 관리가 되지않은 공용화장실로, 여러모로 불편함을 겪고 있었다. 자연스레 몇개의 화장실 스팟들을 알게 되었는데 작업실에서 가장 가까웠던건 충무로 국민연금 건물 1층, 킨코스 2층 화장실이였다. 하지만 이곳들의 화장실 또한 주말에는 사용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박충무는 너그럽게도 충무로 국민은행 건물 n층에 위치한 자신의 회사 화장실을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게 사용 허가를 내려주었다. 물론 박충무에게는 그럴 자격이 없다.

#2 대림상가 1.대림상가 앞에서 토스트를 파시는 아주머니와 바로 맞은편에 조각집 할아버지는 부부이며 대림상가 n층에 거주 중이다. 2.대림상가 엘레베이터는 추락한적 있다. (실제 조을지가 엘레베이터에 탑승후 12층까지 올라가는 그시간의 적막함을 못견디고 점프하자, 옆에서 지켜보던 입주민 할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였으며, 실제로 1988년에 일어난 사고였다.) 3.대림 상가 화물 엘리베이터를 자유롭게 이용하고 싶다면 경비아저씨께 일정 금액을 헌납해야한다.

#3 중국집 1. 을지로 3가 1번 출구 앞에 위치한 오구반점의 번지수는 5-9이며, 사장님 이름은 왕오구이다. 2. 안동장의 간짜장은 매우 짜며, 조을지가 추천하지 않는 메뉴이다. 간짜장을 시키면 웨이터 선생님께서 간짜장이 반정도 줄었을때 쯤 와서 "간짜장이 매우 짜죠? "라고 말을 건네며 물을 따라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