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진식이라고 합니다. 서울에 거주하며 6년 차 직장인 생활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패션 브랜드 매장의 조형물 기획, 설계, 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안녕하세요. 이진식입니다. 저는 노래나 음악을 잘 듣지 않는 편이에요. 조용한 환경을 좋아하는 거 같아요. 굳이 꼽자면 가사 없는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언어적인 감수성이 부족한지 어떤 노랫말이나 어구를 들어도 휙 스쳐 지나가듯이 머릿속에 남는 게 없더라고요. 가사가 있는 노래도 듣긴 하는데 목소리 톤만 기억에 남고 가사를 외운 노래가 하나도 없어요. 몇 해 전 관현악 밴드 음악에 꽂힌 이후로 굳이 음악을 듣는다면 연주음악을 듣곤 해요.(밴드 이름_too many zooz, moon hooch). 최근 관심사로는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재테크, 방에서 키우고 있는 식물과 곤충 관찰 쪽에 관심을 갖고 있어요. 서른이 넘어가니 같은 또래 친구들을 만나면 제일 재밌는 얘기가 돈 얘기더라구요. 주식, 부동산 시황 관련 방송을 거의 매일 청취하는 편이에요. 반려 식물로 3년째 방에서 키우는 식물이 있는데 씨앗부터 발아시키고 키운 Christia obcordate라는 학명을 가진 태국의 특이한 식물이에요. 피라미드같이 이등변삼각형 모양의 잎에 특이한 검은색 줄무늬를 띄고 있는데 자세히 관찰할 때마다 새로워 보이고 신기하죠. 깨알만 한 씨앗이 이렇게 많은 잎을 만들어냈다는 것도 이 식물의 전 생애를 직접 관찰하다 보니 더 신기한 거 같아요. 아 그리고 처음에 이 씨앗도 친구가 준 거에요. 올해 초에 친구한테 작은 타란튤라거미를 선물 받아 키우고 있는데 먹이로 밀웜도 같이 키우고 있어요. 탈피와 변태를 반복하는데 이 또한 참 신기해요. 자세히 설명하자면 이야기가 길어져서 곤충 얘기는 이 정도만 할게요. 전반적으로 저는 재물과 비언어적이고 신기한 걸 좋아하는 약간 수동적인 사람인 거에요.
오브제를 만들 때 전체 외형이나 부속의 세부적인 모양에 이렇게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또한 비율과 비례가 보기 좋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보기 좋으며 낭비 없는 효율적인 비례를 황금비율에서 찾게 되었어요. 왜 해바라기 같은 꽃의 씨앗 배치라던가 풀들의 꽃차례들을 보면 가장 효율적으로 번식할 수 있도록 갈라지고 배치된 형상에서 황금비율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하잖아요, 또 벌새의 형태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인체 비례도에서도 황금비율을 찾을 수 있고, 저는 그걸 따라 하면 경제적이고 볼만한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항상 그 비율을 찾아서 만들기는 어렵더라고요, 시간이 부족해지면 그냥 막 뚝딱뚝딱 만들기도 해요.
매년 서너 개의 작업물을 만드는데 온전히 제 주관이 그대로 들어가는 작업이 아니라 회사일 이다 보니 작업물에 대한 애착보다는 설치되는 곳, 출장지에 대한 흥미도에 따라 작업이 기억되는 편이에요. 처음 입사해서 싱가포르 매장에 설치한 조형물이 기억에 남는 작업물인데, 경험치가 낮은 입사 초기에 작업을 하다 보니 고장이 잦았아요. 일년에도 몇번씩 수리하러 출장 갔었는데 깨끗한 도시 멋진 건물들, 동남아 기후, 식물들을 볼수 있어서 좋았어요. 해외 출장 때문에 좋았던 거죠.
항상 어려운 편이죠. 기획, 설계, 제작 세 가지 중에 제작 부분은 인제 그만 손을 떼고 싶은 마음이 있긴 해요. 예산이 충분하면 설계까지만 하고 턴키로 제작해주는 업체에 넘겨서 제작하고 싶은데 예산이 충분하지 않네요. 한편으론 직접 설계한 부품 하나하나 딱딱 들어맞는 조립이 재밌을 때도 있긴 해요. 부품이 많지 않을 때. 절대적인 시간으로는 설계과정에 시간이 제일 많이 들어가는 거 같아요. 조립과정에 나사 하나하나부터 구동 시뮬레이션까지 생각할게 많아요.
항상 좋은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조형물의 소재나 구동방식을 많이 신경쓰게 되는거같아요. 제 작업이라는 느낌보다는 회사 업무, 회사 일이에요.
식물의 잎맥의 패턴을 연구해보고 싶어요. 새로운 작업보다는 안식년이 필요할 거 같아요. 쉬면서 연구하는 거죠.
어떤 맛집이든지 자주 가다 보면 질리게 되더라고요. 주변 식당 열댓 개 정도를 돌아가며 수십 번씩 가다 보니 어디가 특출나게 맛있다는 느낌은 이제 없어요. 최근에 갔던 한석화 라는 작은 돌솥비빔밥 집이 기억에 남는데 인사동에서 통째로 뜯어온 거 같은 외국인 대상 한식집 실내장식 느낌이 주변과 이질적이어서 특이했고 맛도 괜찮았고, 남자 사장님 혼자 하시는데 필생즉사 필사즉생이라는 스티커를 붙여놓고 돌솥비빔밥 단일메뉴로 장사하시는 게 진정성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나중에 한번 가보세요.